톰슨로이터 노벨상 적중률 14%…”한국도 노벨클래스 있어”
기사입력 2016/05/28 09:00 송고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톰슨로이터가 해마다 노벨상 수상자를 예측하는 것은 연구자가 노벨상을 받을만한 ‘노벨클래스’라는 것을 알리고, 연구자의 열정을 북돋기 위한 것입니다. 노벨상 수상자가 누군지 실제로 알아맞히려는 것이 아닙니다.” 세계적인 학술정보 서비스 기업인 톰슨로이터의 분석 전문가 데이비드 펜들버리 연구원은 27일 서울 중구 광화문빌딩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노벨상 예측 적중률이 비교적 높다는 평가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톰슨로이터는 2002년부터 매년 노벨위원회의 노벨상 수상자 발표 전에 노벨상 수상자 후보를 자체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지금까지 톰슨로이터가 예상한 과학 분야 노벨상 후보는 총 194명인데 이중 27명이 노벨상을 수상해 적중률은 14%에 이른다. 노벨상 예상 후보 첫 발표부터 줄곧 참여해 온 펜들버리 연구원은 “우리는 노벨상 후보로 선정한 후보가 실제 노벨상을 탔는지 여부를 따지기 보다 연구자의 영향력과 가능성을 알리고 도움을 주려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학자가 노벨상을 수상할 수 있는 기회는 무척 적다”며 “노벨상을 받지 않은 과학자 중에도 훌륭한 과학자가 많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런 ‘노벨클래스’ 과학자로 생물의 유전자를 교정할 수 있는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CRISPR-Cas9) 기술을 개발한 에마뉘엘 샤르팡티에 스웨덴 우메아대 교수와 제니퍼 다우드나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교수를 꼽았다. 탄소 나노튜브를 처음 발견한 일본 메이조대(名城大)의 이이지마 스미오(飯島澄男) 교수도 언급했다.
펜들버리 연구원은 톰슨로이터가 매년 노벨상 후보를 선정하는 과정도 설명했다. 그는 ‘논문의 피인용 횟수’를 중요하게 본다며 연구자들이 인용한 논문을 살펴보면 연구가 서로 어떻게 연결됐는지, 또 이중 어떤 연구가 가장 영향력이 있는지를 알 수 있다고 전했다. 1980년부터 올해까지 톰슨로이터의 데이터베이스(DB)에 등록된 논문은 약 3천 만 건이지만, 이중 인용횟수가 2천 회 이상인 것은 3천 건 정도다. 즉 아주 소수의 연구자만이 영향력을 인정받고 있다고 했다. 이 논문을 각각 생리의학, 물리, 화학 분야로 나누고 이중 이미 노벨상을 받은 분야를 제외하면 후보자가 될만한 연구자의 수는 더 줄어든다. 펜들버리 연구원은 실제 노벨상을 받는 연구에는 이외의 요인도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기존 연구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킨 획기적인 연구거나 체외수정기술, 광섬유통신, 청색LED 처럼 실생활에 적용됐는지도 고려한다는 것이다. 그는 또 한국 과학자 중에서도 노벨상을 받을 수 있는 ‘노벨클래스’가 있다며 톰슨로이터가 2014년 노벨화학상 후보로 유룡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를 꼽은 것을 예로 들었다. 하지만 수상 시기는 알 수 없다고 답했다. 한편 그는 노벨클래스 연구자를 육성하기 위한 제안으로는 “젊은 과학자를 지원해야 한다”며 “이들이 위험성이 큰 연구를 하다가 실패하더라도 견딜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기서 근본적이고 창의적인 연구가 나온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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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6/05/28 09:00 송고